[침대청소기] 우리 집에 가져온 장비 잘 손질한 것이겠지...?
간식거리를 들고 와 먹기도 하고, 심심하면 뛰어대는 통에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어버린 침대, 그러나 대대적인 청소는 염두에 두지 못했다. 진공청소기로 한 번씩 먼지를 제거하고 스프레이 섬유유연제를 뿌리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코가 간지럽다고 하며, 점점 온 몸을 긁는 증세가 시작되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증세가 나타나는 것인지 몇 날 몇일을 고민했는지 모른다. 병원에 가서 알레르기 반응검사 후 집먼지 진드기에 대한 반응 수치가 높은 것을 보고 집 안팎을 청결히 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온갖 방법을 다 써보고 마침내 구입 후 2년 남짓 방치해 온 안방과 아이 방의 침대를 청소하기에 이르렀다.
침대청소에 대해 전혀 알고 있는 바가 없기 때문에 인터넷 검색에서부터 이웃들에게 업체 소개를 부탁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입소문을 타고 알게 된 ‘침대청소 박사’. 주부들에게 그 어떤 과학적인 데이터보다 더 신빙성 있는 것이 바로 입소문이리라.
‘침대청소 박사’에 침대청소 서비스 신청 후 신청 후 원하는 날짜에 방문하기로 했고 당일 오전 확인 전화와 함께 원하는 시간에 정확하게 도착했다. 문을 열자 와이셔츠 위에 남색 제복을 입고 인사하는 모습에서 일단 신뢰성을 읽었다고나 할까? 커다란 금속 케이스를 들고 오셔서 거실에 놓은 후 뚜껑을 열고 침대청소에 필요한 도구를 나열해 놓았다. 어느 곳의 침대를 청소할 것인지 묻고 청소기와 비슷한 도구를 들고 안방 침대위에 놓더니 어떤 작업이 이루어질지 간단한 설명이 이어졌다. 가장 먼저 동그란 판을 보여주시며 ‘이 침대 속에 얼마나 많은 먼지와 집먼지 진드기 등 각종 이물질들이 있는지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라고 한다. 설마 눈으로 보일만큼 먼지나 집먼지 진드기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무참히 깨졌다. 뿌연 먼지 덩어리들이 가득한 모습을 보니 차마 입을 뗄 수 없었다.
매트리스 윗면을 독일에서 수입했다는 기계로 샅샅이 훑으며 청소하기 시작했고, 이후 기계 앞면의 브러쉬를 교체하여 매트리스 옆면의 청소를 했다. 여기까지의 작업이 대략 20분 남짓이며 매트리스 위와 옆면에 포테마사에서 제작했다는 항균 스프레이로 마무리 한다. 오렌지 향이 감도는 이 스프레이는 집먼지 진드기를 박멸하고, 살균. 소독 효과가 있는 환경친화제품이라고 한다. 국제특허를 얻은 제품이며, 무척 유명한 제품이라고 한다. 청소를 위해 침대 아래 놓아둔 커다란 쿠션까지 신경 써서 앞뒷면을 청소해주셨다. 쿠션의 모서리 부분에 둘러진 레이스까지 반듯하게 펴가며 청소해주시는 모습을 보며 정말 서비스 정신이 투철함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은 매트리스를 뒤집어 뒷면을 청소한다고 하시며 매트리스를 들어내자 휴~우... 기가 막혔다. 침대 머리와 매트리스 사이의 좁은 틈에 그렇게 많은 먼지가 들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게다가 쓰다 던져놓은 연필이며 아이들이 낙서한 종이들 까지 널려있는 것을 보며 창피함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 그런데 그 맘을 미리 아셨는지 청소하시는 담당자분이 진공청소기를 달라하시며 직접 치우시고, 물걸레로 닦아주시면서 “괜찮습니다. 손이 가기 힘든 부분이기 때문에 어느 집이나 대부분 이런 상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침대 청소가 중요한 거죠” 하신다. 이때 이용되는 걸레도 미리 준비한 것으로 사용하였다. 뒤집은 면에도 역시 기계를 이용해 모서리 부분까지 꼼꼼히 훑으며 청소를 했다. 역시 항균 스프레이를 뿌리는 것으로 마무리 했다. 이것으로 청소는 끝이 났으며 총소요시간은 대략 30분이 좀 넘은 듯하다. 우리 집의 매트리스는 얼룩이 없기 때문에 ‘건식 서비스’만을 받았지만 만일 아이가 있어서 소변 흔적이 매트리스에 남는 경우 얼룩까지 제거해주는 ‘습식 서비스’를 받으면 된다고 한다.
침대를 청소를 다 마친 후, 장비를 손질하고 깨끗이 세척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집에 가져온 장비 역시 이렇게 잘 손질한 것이겠지’ 하는 믿음이 생겼다. 이후 항균 스프레이를 서비스로 주시며 침대나 이불 위에 뿌리면 더욱 뽀송뽀송하고 깨끗한 느낌을 가질 수 있다고 효능을 설명해 주셨다. 작업을 마치고 현관을 나서기 전 공손한 인사... 왠지 VIP 대접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친절하게 침대를 청소해주신 ‘침대청소 박사’에게 감사드리며 우리가족의 건강을 위해 잠자리에 대해 많이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